2008년 11월 5일 수요일

부지런히 ‘머리’ 써야 ‘깜빡’ 증세 극복

 

2008년 11월 5일(수) 오후 2:40 [경향신문]


ㆍ규칙적 운동·수면 필요… 예방용 한약 주목

많은 사람들을 대하는 교회 목사 이모씨(46)는 언제부터인가 신도들의 얼굴과 이름을 외우기가 힘들어졌다. 건망증 탓이려니 쉽게 생각했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심해질 수 있다는 생각에 걱정이 많아졌다. 전문가들은 기억력은 정상인이라도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저하될 수 있는 정상적인 노화과정 가운데 하나로 본다. 그러나 최근 한의학에서 기억력이 급격히 저하되는 노년층, 많은 사람을 대하는 사람들에게 효과가 있는 한약이 개발되기도 했으며, 규칙적인 운동 등 생활습관을 통해서도 머리를 건강하게 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뇌도 학습하고 스트레스 피해야 건강
인간은 학습을 받으면 어떤 개념이나 대상을 머릿속 어딘가에 저장하도록 되어 있다. 저장되어 있는 정보는 필요에 따라 인출해 사용하게 되는데 이 과정을 기억이라고 한다. 이 같은 정보는 종류별로 나뉘어 어떤 정보는 잠시 기억됐다가 사라지고, 반대로 오랫동안 기억되는 정보가 있을 수 있다. 경희의료원 한방신경정신과 황의완 교수는 “그간 보고된 연구에 따르면 이 같은 현상은 뇌의 전두엽과 부해마피질이 오래 작동하면 그 사물이 기억되고, 짧게 작동하면 잊어버리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중 잊어버리는 원인을 심리학적으로 밝히는 연구는 여러 학설이 제기되고 있지만 쇠퇴이론과 간섭이론이 일반적이다. 쇠퇴이론은 학습된 정보가 사용되지 않으면 망각이 일어난다는 것. 즉 머리도 연습을 하지 않으면 점점 쇠퇴해간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간섭이론은 망각이 단순한 시간의 경과에 의해서가 아니라 주변 간섭으로 인해서 잊어버린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스트레스 등이 주변 간섭에 해당될 수 있다. 황 교수는 “건망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지속적 학습을 하는 것이 좋다”며 “또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도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황 교수는 “섣불리 건망증이라고 판단하기보다는 의사의 진찰을 통해 정확한 원인을 평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치매의 경우 일반적인 알츠하이머 치매나 혈관성 치매의 경우 초기에 발견해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으며, 기타 원인질환이 존재하는 치매의 경우 그 원인질환을 치료해야 한다. 우울증의 경우 적절한 상담치료와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기억력 저하 예방 한약복합물 개발돼

기억력이 급격히 저하되는 노년층을 비롯한 기억력이 필요한 수험생에게 효과가 있는 한약이 개발됐다.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본초학교실 김호철 교수와 경희의료원 한방신경정신과 황의완 교수, 동서신의학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김종우 교수팀은 자체 개발한 한약복합물(HT 008-1)이 기억력 향상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한약복합물(HT008-1)은 인삼, 가시오가피, 당귀, 황금 등 동의보감에 있는 한약재 200여종을 선발해 일정비율로 배합한 추출물이다. 연구팀은 한약복합물을 기억력 저하를 호소하는 중년남성 118명에게 투여한 뒤 8주 후 기억력을 측정했다. 그 결과 한약복합물을 복용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기억력 점수가 최대 2배 이상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삶의 질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과학기술부의 21세기 프런티어 사업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이 분야 권위지인 ‘약리생화학행동학회지’ 최근호에 게재됐다. 김호철 교수는 “건망증이 치매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지만 일상생활에서 불편감을 가져오고, 치매로 오해하는 등의 불안감을 증가 시킬 수 있다”며 “이번 임상실험에 사용된 한약물이 이러한 불편감과 불안감을 감소시켜 중년 이후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생활 속에서 기억력 좋아지는 방법은

동서신의학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김종우 교수는 머리가 좋아지는 방법으로 규칙성을 꼽았다. 규칙적인 운동과 규칙적인 수면 습관은 머리를 맑게 해준다. 또 평상시 일기 쓰기, 한자 익히기, 가계부 쓰기 등 여러 종류의 취미생활을 통해 머리를 쓰는 것도 좋다. 반면 부정적인 사고를 피하고 되도록 밝은 마음으로 웃으면서 생활하는 것이 좋다. 밝은 마음은 신경회로가 원활해져 사고의 흐름이 촉진되기 때문이다. 스트레스 해소나 기분 전환을 위해서 클래식 등 음악을 듣는 것도 좋다. 그러나 굳이 클래식만 들을 필요는 없다. 자기 취양에 맞는 음악을 듣고 작곡가에 대한 연구를 하는 등의 논리적 요소를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주변사람과의 만남도 늘리는 것이 좋다. 단 가족, 친구 등 평소 긴장 없이 만나는 사람은 효과가 없으니 다양한 사람과 만나는 것을 권한다. 뇌도 무리하면 힘든 법, 뇌를 혹사하는 직업인은 머리를 자주 쉬어주는 것이 좋다. 또 이들의 경우 여러가지 일을 한꺼번에 처리하는 것을 삼가야 한다. 뇌의 기억은 교통과 같기 때문에 길이 복잡해지면 기억을 끄집어 내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마치 교통체증과 같은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암기가 필요한 수험생들은 단순 암기보다는 이해를 통한 암기가 도움이 된다. 또 소화기능이 떨어지게 되면 생각을 잘하기 어렵고 또 기억력에도 영향을 주기에 소화능력에도 관심을 갖는 것이 좋다.

<이순용 헬스경향기자 sy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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